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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이 된 사과나무를 보면서 이 나무의 겨울활동을 생각해봅니다. 

 

낙엽이 떨어진 뒤 나무는 겉보기에는 휴면 상태에 들어간 듯 보이나, 실제로는 다음 해의 생장과 번식을 준비하는 여러 과정을 조용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나무는 잎을 모두 잃은 뒤 광합성을 통한 탄소 고정이 사실상 중단되지만, 그 이전까지 축적해둔 양분과 에너지를 바탕으로 내부적으로 다양한 변화와 준비 작업을 거칩니다. 이러한 활동은 주로 뿌리, 수간(줄기), 그리고 형성된 눈(芽, bud) 내부에서 이루어지며, 외형적으로는 크게 눈에 띄지 않지만 식물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먼저, 뿌리 부위에서는 낙엽 이후에도 일정 기간 뿌리 생장이 계속될 수 있습니다. 가을철에 토양 온도가 아직 극도로 낮아지지 않은 동안 뿌리는 수분과 무기양분을 흡수하고, 이를 나무 내부에 저장합니다. 이러한 영양분 축적은 겨울 동안 에너지 소비를 최소한으로 유지하면서 이듬해 봄, 새싹이 트고 가지와 잎이 자라날 때 필수적인 자원으로 사용됩니다. 결국 낙엽 후에도 뿌리는 미래 생장에 필요한 기초를 마련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는 셈입니다.

또한, 휴면(休眠) 상태로의 진입도 중요한 과정입니다. 잎이 모두 떨어지면 광합성 능력이 상실되므로 나무는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나무는 생장 호르몬인 옥신(auxin)과 시토키닌(cytokinin) 등을 비롯한 식물 호르몬의 농도 변화, 그리고 주변 온도 및 일조시간 감소 신호를 감지하여 생장 조절 기작을 가동합니다. 이 과정에서 나무는 세포 대사를 억제하고, 생장점을 비롯한 조직의 활성을 낮추어 혹독한 겨울 환경에 대비합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겨울의 저온, 건조, 동해(凍害) 등의 스트레스로부터 조직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나무는 낙엽 이전 시기부터 이미 다음 해를 위한 눈(芽, bud) 형성을 완료한 상태입니다. 이러한 눈은 내부에 잎, 꽃, 가지를 형성할 준비를 한 축소된 형태의 조직입니다. 낙엽 후 나무는 이 눈들을 둘러싼 보호조직을 강화하고, 당류나 단백질 등의 영양소를 눈 주변에 집중적으로 저장합니다. 동시에 세포막 조성과 세포 내 물질 농도를 변화시켜 내한성(耐寒性)을 높입니다. 이를 통해 겨울철 혹독한 기온 변화나 건조에도 눈이 손상되지 않도록 합니다. 이 준비 과정을 거친 눈은 봄철 기온 상승과 함께 급속하게 발아할 수 있게 됩니다.

또 다른 측면으로 병해충 저항성 강화를 들 수 있습니다. 겨울철은 대부분의 해충이나 병원균의 번식과 활동이 줄어드는 시기이지만, 나무 입장에서는 이들로부터 조직을 보호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낙엽 이후 나무는 수지(樹脂)나 특수 단백질, 방어 효소 등을 만들어 내거나 세포벽을 강화함으로써 병원체 침입을 어렵게 합니다. 이렇게 방어 기작을 정비해두면 겨울 내내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며, 다음 봄 생장기에 건강하게 발아하고 자랄 수 있습니다.

결국 낙엽 이후 나무는 ‘단순히 쉰다’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준비와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외부에서 볼 때는 잎도 없고, 생장도 멈춘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뿌리 활동을 통한 양분 축적, 휴면을 위한 대사 조절, 눈 보호 및 내한성 강화, 그리고 방어 물질 생산 등을 통해 긴 겨울을 견디며 다음 생장 주기를 철저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 덕분에 이듬해 봄이 찾아왔을 때 나무는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다시 생장을 시작하고, 꽃을 피우며 결실에 이를 수 있습니다. 즉, 낙엽 이후 나무의 활동은 겨울을 무사히 넘기고 미래 생장과 번식을 보장하는 데 핵심적이고 필수적인 단계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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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초 12월에 하는 가지치기가 나무에 미치는 영향

 

겨울초에는 사과를 딴후라 판매와 정리에 바쁠텐데 올해는 사과열매를 많이 맺지 못하다보니 사과수확이 없어 시간여유가 있어 가지치기를 해볼까하다가 여러이유를 찾아보고 다음달로 미루기로 했습니다. 

겨울 초기에 가지치기를 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권장되는 시기보다 앞선 시점에 나무에 물리적 상처를 주는 행위이므로, 나무의 생리적 상태와 향후 생장 과정에 다양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영향을 종합해보면 다음과 같은 점들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첫째, 상처 회복의 어려움입니다. 겨울 초기는 아직 본격적인 휴면이 완전히 자리 잡히지 않았거나, 휴면에 들어갔다 해도 외부 온도나 환경이 본격적인 치유 과정을 지원하기에 충분히 안정되지 않은 시기일 수 있습니다. 이른 시기 가지치기로 생긴 상처는 곧바로 아물기 힘들며, 나무는 기온이 낮고 수분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상처 부위를 보호하고 새 조직을 형성하는 데 애를 먹게 됩니다. 그 결과 상처 치유가 지연되거나 불완전하게 이루어질 수 있고, 이는 봄철 새싹 출현이나 생장에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둘째, 내한성(耐寒性) 저하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나무는 겨울철에 동해(凍害)를 최소화하고자 조직 내 수분 농도, 당분 축적, 세포막 안정화 등 여러 생리적 변화를 통해 내한성을 강화하는데, 가지치기를 통해 생긴 상처는 그 과정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즉, 겨울 초기에 가지를 제거하면 나무 조직에 물리적 손상을 주게 되고, 이 때 나무는 에너지를 상처 보호 및 관리에 소모합니다. 그 결과 내한성 강화에 쓸 에너지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어, 한파나 급격한 온도 강하에 취약해질 수 있습니다.

셋째, 병해충 침입 및 병원균 감염 위험 증가를 들 수 있습니다. 겨울 초기에 생긴 가지 절단면은 자연적 방어막이 약화된 상태이며, 추위로 인해 미생물 활동이 활발하지 않더라도 상처 부위가 오랫동안 아물지 못하고 노출되어 있으면 특정 병원균이나 해충의 침입 통로가 될 수 있습니다. 봄이 왔을 때 상처 부위가 아직 완전치 않다면, 기온 상승과 함께 병해충 활동이 활발해지며 그 부위를 타고 들어와 나무 전체의 건강을 해칠 가능성이 커집니다.

넷째, 수형 관리의 부정적 영향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가지치기는 주로 수형 관리, 채광 개선, 통풍 향상, 생산성 증대 등의 목적을 가지고 적절한 시기에 시행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그러나 겨울 초기에 서둘러 가지치기를 하면 나무의 물리적 구조 변화를 시기보다 이르게 유도하는 셈이며, 추후 나무가 가지를 뻗는 방향이나 새싹 형성 과정이 예측과 달리 전개될 수 있습니다. 또한 겨울철 세력이 약한 상태에서 과도한 가지 제거는 나무가 이듬해 필요한 생장 에너지를 잃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섯째, 주변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력 약화입니다. 본래 늦겨울에서 이른 봄 사이 가지치기는 나무가 휴면 상태에 확실히 접어들어 대사 활동이 최소화된 때 이루어지므로, 외부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데 드는 스트레스가 적습니다. 반면 겨울 초기에 가지를 자르면 나무는 예기치 않은 변화를 받아들이기 힘든 시점에 상처를 얻게 되어, 갑작스런 한파나 건조한 기후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종합적으로, 겨울 초기에 가지치기를 하면 상처 회복이 지연되고 내한성 약화, 병해충 피해 가능성 증가, 수형 관리 어려움, 외부 환경 변화 대응력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일반적으로는 나무가 완전히 휴면 상태에 들어간 늦겨울에서 이른 봄 사이(보통 1~2월경)에 가지치기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장됩니다. 이를 통해 가지치기로 인한 스트레스와 손상을 최소화하고, 봄철 생장을 위한 준비가 완비되었을 때 상처가 자연스럽게 치유되어 건강한 생장 주기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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